고속도로 휴게소 노동자 숙소·휴게공간 노후화 지적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노후 기숙사와 휴게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실태가 제기되며 시설 개선 요구가 커지고 있다.
“고객 눈에 안 보이는 곳은 방치”
노후 시설 개·보수 등 대책 절실
“고속도로 휴게소의 기숙사나 휴게 공간이 너무 열악해요. 건물이 오래되고 시설이 노후화해도 고객들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은 방치합니다. 고객 민원은 중요시다만, 직원들이 있는 공간은 등한시하고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아요.”
지역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일하는 50대 노동자 이희원씨(가명)는 24일 이렇게 토로했다. 이씨는 “보통 건물이 수십년이 되면 리모델링을 하고 노후 설비나 장비는 교체해야 하는데, 고속도로 휴게소는 신경을 잘 쓰지 않는다”며 “급여는 최저임금 수준으로 적고, 일은 3D 중의 3D 업종로 힘들고, 생활 시설도 너무 열악해서 직원들이 오래 일하지 못하고 대부분 금방 나간다”고 밝혔다.
이씨가 일하는 A휴게소는 한국도로공사의 휴게소 운영서비스 평가에서 전체 5등급 중 3등급으로 중간 등급을 받은 곳이다. 도로공사가 관리하는 노선에 있는 휴게소는 해마다 운영평가를 받아야 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계약기간이 연장되거나 해지되기도 한다. 도로공사에서 받은 2026년도 휴게소 평가기준을 보면 비계량 항목에 ‘근로환경 개선’, ‘안전 관리’, ‘시설물 관리’, ‘공공성 강화’ 등이 포함돼있다.
현재 A휴게소에서 매장 조리·판매 및 청소·경비 등 업무를 하는 노동자들이 생활하는 기숙사 건물 전반에서 다량의 빗물 누수가 발생하고 있다. 기숙사 복도는 천장 텍스(마감재) 위로 물이 고여 붕괴 위험 탓에 아예 텍스를 뜯어낸 채 운영되고, 빗물 누수가 1층 직원식당까지 번지는 상황이다. 심지어 옥상 누수로 인해 기숙사 방 일부가 폐쇄되기까지 했다. 도로공사는 5년째 이어진 현장의 방수 공사 요청을 무시한 채 방치하고 있다.
건물 옆에 위치한 직원 쉼터는 천장이 내려앉는 등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파손됐음에도 불구하고, 수년째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등의 보수 조치 없이 방치된 채 폐쇄돼 있는 상태다.
이는 A휴게소만의 일이 아니다. 다른 지역의 B휴게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역시 누수로 인해 천장 텍스를 떼어놓는 등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고 있다. B휴게소에서 근무하는 노동자 김수원씨(가명)는 “기숙사나 휴게공간 등 일하는 사람들의 환경도 문제지만, 비오는 날에는 물이 새서 감전 위험도 많다”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고속도로 휴게소의 근무여건은 너무 열악하다. 휴게소는 이용객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은 신경을 안 쓴다”라며 “청소노동자들이 휴게실이 따로 없어 화장실 내 한칸을 청소용품 창고겸 휴게장소로 쓰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어 “외곽에서 미화 담당하시는 분들이 한여름 무더위에 휴게실이 없어 그늘을 찾아야 하고, 기숙사와 휴게실이 수리가 안돼서 비가 새는 일도 비일비재 하다”며 “그나마 노조가 있는 곳은 조금 낫지만, 대부분 노조가 없어서 더 열악하다”고 했다.
한국도로공사가 윤종오 진보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현재 도로공사가 관할하는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215곳에는 직영 및 입점 매장 노동자 7587명과 청소·경비 등 용역업체 노동자 1097명 등 총 8684명의 노동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명절 연휴에도 쉬지 못하고 장시간 교대 근무를 이어가고 있으나, 기본적인 주거·휴게 환경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윤종오 의원은 “모두가 고향을 찾는 명절에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국민의 편의를 책임지는 노동자들이 정작 빗물이 새고 천장이 내려앉은 위험한 공간에서 쉬고 생활하고 있다”며 “한국도로공사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내 노동자 기숙사 및 휴게시설 전반에 대한 철저한 전수 실태 점검을 즉각 실시하고, 노후 시설 개·보수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영문번역(English Translation)
楊-C.Yáng--THT-士蔑報